주유소의 유가 표시판에 적힌 '리터당 가격'이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주유소에서 결제하는 금액은 정해진 '부피(L)'를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석유라는 액체 물질의 본질은 온도에 따라 부피가 계속해서 변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온도가 올라가면 액체의 부피가 팽창한다'는 원리를 주유소에 대입하면, 아주 미세하지만 분명한 가격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주유소 사장님들도 남몰래 실천한다는 실속 있는 주유 타이밍과 과학적인 꿀팁들을 파헤쳐 봅니다.
1. 하루 중 가장 차가운 시간, '이른 아침'을 노려라
석유류 제품(휘발유, 경유)은 온도 변화에 따른 부피 팽창 계수가 상당히 큰 편입니다. 기온이 높을 때는 기름의 부피가 늘어나 입자가 느슨해지고, 기온이 낮을 때는 부피가 수축하여 입자가 촘촘하게 압축됩니다. 즉, 기온이 가장 낮은 이른 새벽이나 아침 일찍 주유를 하면, 기온이 뜨거운 한낮에 넣을 때보다 같은 금액으로 체감상 더 밀도 높고 많은 양의 기름을 탱크에 채울 수 있게 됩니다. 계절로 치면 당연히 여름보다는 한겨울에 기름을 넣는 것이 미세하게 이득입니다.
2. 눈이나 비가 쏟아지는 날에는 주유를 미루자
날씨도 주유 효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비나 눈이 강하게 내리는 날에는 대기 중의 습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주유소의 거대한 연료탱크는 지하에 매립되어 있지만, 기름이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과정에서 외부 공기가 유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습도가 높은 날 주유를 하게 되면 연료탱크 내부에 수증기가 맺히는 결로 현상이 생기거나, 주유 중 미세한 수분이 기름과 함께 차량 탱크로 들어갈 확률이 생깁니다. 이는 연비 저하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차량 엔진 성능에도 좋지 않으므로, 가급적 맑고 건조한 날 주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3. 급할수록 돌아가라, 주유 건은 무조건 '1단'으로
셀프 주유소에 가면 마음이 급해 주유 건의 손잡이를 끝까지 꽉 움켜쥐고 가장 빠른 속도(3단)로 기름을 넣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름을 손해 보게 만드는 잘못된 행동입니다. 기름이 고압으로 너무 빠르게 뿜어져 나오면, 자동차 연료탱크 내부에서 강한 마찰과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유증기(기름 안개)와 거품이 다량 발생하게 됩니다. 주유기의 계량 센서는 이 거품과 유증기까지 모두 '액체 기름'이 들어가는 것으로 인식해 버립니다. 따라서 주유 건의 고정 고리를 가장 느린 '1단'에 걸어두고 기름이 졸졸졸 부드럽게 흘러 들어가도록 하면 유증기 발생이 최소화되어 온전한 액체 상태의 기름을 실속 있게 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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